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오늘은 이전 칼럼에서 강조했던 고양이 이동장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다. 개와는 달리 고양이가 검진을 위해 병원에 갈 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이동장이다. 적절한 이동장의 활용법은 고양이 집사라면 반드시 알아둬야 할 기본상식이다. 

지금부터 고양이를 이동장으로 안전하게 병원에 데려갈 수 있는 다섯 가지 과정을 소개한다. 미리 단언하자면 부단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과정이다. 

우선 가장 좋은 이동장을 선택해야하며 둘째, 적응을 위해 가장 최적의 이동장 위치를 찾아야 하고 셋째, 고양이
가 이동장을 좋아하게끔 만들어야하며 넷째, 이동장 안에서 쉽게 차를 탈 수 있게 도와줘야 하고 마지막으로 이동장을 혐오하는 고양이를 편하게 적응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이동장은 단단한 재질에 상부뚜껑과 앞으로 출입이 가능하고 쉽게 상하부가 분리되는 이동장이 좋다. 크지 않아도 안에서 균형을 맞추고 편하게 있을 수 있는 크기이면 적당하다. 

이동장은 아이가 즐겁게 병원으로 갈 수 있도록 사람의 침실처럼 집에서 가장 친숙하고 안전한 장소에 위치를 잡아야한다. 다시 말해 이동장은 물건이 아닌 ‘가구’로 존재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통로를 피해야하며 다른 사람과 냥이들에게 간섭받지 않는 곳이어야한다.

다음으로는 이동장을 좀 더 매력 있게 해 고양이에게 환영 받는 공간으로 만들어야한다. 항상 문을 열어두고 들어갈 수 있게 하거나 뚜껑을 열어두고 좋아하는 사람의 냄새가 나는 수건, 담요를 깔개로 두면 익숙한 냄새를 통해 보다 쉽게 이동장에 친근해질 것이다.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의 습성을 이용해 이동장을 히터 옆니마 햇빛 아래에 충분히 둬 고양이가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나아가 간식, 장난감, 캣닙을 이동장에 두고 고양이가 들어가면 즉시 말로 칭찬하고 간식 등으로 보상해주는 것이 좋다. 

또 이동장 안과 밖에서 낚싯대를 튀겨 놀 수 있게 해준다. 이동장에 정기적으로 들어가게 되면 문을 닫고 지내는 시간을 점차 늘린다. 단 문을 닫은 후에는 보상을 해줘야한다. 이동장을 담요로 덮어 안에서 캣닙을 먹게 해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보상빈도와 고양이의 반응에 따라 이 과정이 수주 이상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이동장에 충분히 적응했다면 차를 탈 차례다. 이동장 문을 닫은 채 있는 것이 충분히 적응됐다면 담요로 이동장을 가린 후 차로 이동한다. 차에서는 뒷좌석에 안전벨트를 매 두는 것이 안전하다. 

문을 닫고 1~2분 지난 다음 집으로 데리고 들어와 부드러운 소리로 많이 칭찬해준다. 이러한 사전 예행연습을 여러 날에 걸쳐 차에 있는 시간을 늘려가며 편안해질 때까지 진행한다. 이후 출발은 하지 않은 채 시동만 걸어 소리에도 적응시킨다. 이 과정을 빈도를 늘려가며 반복하고 실제로 차를 태우고 이동하는 거리를 늘려준다.

마지막 단계는 이미 이동장에 대한 혐오가 있거나 위의 네 가지 과정을 거쳤는데도 아직도 이동장을 싫어하는 고양이에 대한 것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합성페로몬을 뿌린 후 더 긴 시간을 갖고 훈련해야하며 전혀 다른 이동장을 이용해 볼 수도 있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지만 꾸준히 침착하게 진행한다면 고양이 스스로 이동장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이후에는 언급했던 과정대로 진행하면 된다. 또는 차로 이동하기 전 수의사에게서 마취제가 아닌 가벼운 진정제를 처방 받아 먹임으로써 구역질과 불안감을 줄일 수도 있다. 

고양이 이동장 활용법을 요약해보면 첫째, 뚜껑이 열리고 분리할 수 있는 적합한 이동장이 좋다. 둘째, 이동장을 조용하고 편리한 공간에 놓은 후 문을 열어두고 푹신한 깔개를 깔아준다. 셋째, 이동장 안과 근처에서 고양이 밥을 주고 놀아줘야한다. 넷째, 점차 이동량을 늘려 친숙하게 차를 탈 수 있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미 겁먹었거나 이동장 근처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고양이에게는 좀 더 긴 시간을 두고 같은 과정을 밟아야한다.

‘이동장 하나에 적응시키는데 이렇게까지 노력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개도 아닌 작은 호랑이를 길들이는데 이 정도의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8021751542&code=900303#csidxe02bda921425c6b90983d1b05ff8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