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

지난 12일 이모(여·21·경북 경산시)씨는 반려하는 고양이 ‘청이’를 데리고 급히 동물병원을 찾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청이가 소변을 못 보고 계속 우는 등 요로결석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씨는 콜택시를 부르려 했지만 반려동물은 탑승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애를 태운 지 십여분. 이씨는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펫택시(Pet+taxi)’를 발견, 동물이동서비스를 신청했다. 약 30분 후 펫택시가 이씨의 집 앞에 도착했고 이씨와 청이는 무사히 병원에 다녀왔다.

이씨는 “고양이들은 차내에서 계속 울기 때문에 일반 택시를 타기 힘든데, 펫택시를 타니까 운전자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돼 마음이 편했다. 요금은 일반 택시보다 비싸지만 앞으로도 펫택시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시장이 2조 원대까지 성장, 관련 산업이 다양화되는 가운데 대구경북지역에도 펫택시 업체가 처음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경북 경산시 자인면의 A펫택시 업체에 따르면 지난 8월 개업한 이후 3개월간 동물이동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60여명이다. 다음달 2일에도 5명이 서비스를 예약, 이용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펫택시는 최근 반려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자리를 잡는 추세다.

펫택시는 전화 등으로 신청하면 동물 혹은 동물과 주인을 함께 목적지까지 옮겨 주는 반려동물 전용택시다. 대형견을 비롯한 개, 고양이 등 모든 종류의 동물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기본요금 6천원대에 이동 거리에 따른 비용을 추가해 결정된다. 펫택시는 넓은 공간이 필요한 대형견 등에 대비해 대부분 RV차량으로 운행되고, 차량 내에는 반려동물의 배변 활동을 위한 패드 등 반려동물 용품과 안전줄 등 안전장비가 구비돼 있다.

그동안 반려동물을 데리고 외부로 이동하기 힘들었던 반려인들은 펫택시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펫택시의 주요 고객층은 20대 대학생 및 사회초년생이다. 이들은 주로 급하게 동물병원을 가야 하는 경우 펫택시 서비스를 신청한다. 이밖에도 이사를 하거나 명절에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장거리 운행이 필요한 경우 펫택시를 찾는다.

A업체 대표 성재민(39)씨는 “나도 대형견을 키우고 있는 견주로서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외출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펫택시 운행을 시작하게 됐다”며 “동물과 주인이 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방어운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운송업 준수사항이 포함된 동물보호법 개정안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라 펫택시 등 동물운송업은 내년 3월부터 등록제로 운영된다. 아울러 업주는 급제동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동물 상해에 대비, 운송 차량 내 안전시설을 갖춰야 한다.

남승렬기자·정은빈수습기자